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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수업, 필요한가요 Hit 1097
  • 등록일 2015-01-26 13:34:32






“이 수업은 매 시간 토론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수강생들은 제공되는 텍스트를 읽고 토론에 열심히 참여해주시기 바랍니다.” 개강 첫 주 강의계획 설명시간. 담당교과 교수들의 첫 멘트에 수강생들이 술렁인다. 토론을 요구하는 교수, 토론을 좋아하는 학생, 그리고 토론을 싫어하는 학생들이 뒤섞인 풍경.학내외에서 토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시대. 우리대학의 토론수업, 그리고 토론문화에 대한 구성원들의 생각은 어떨까. 대학의 토론문화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어딜까.


토론, 사회가 그리고 대학이 요구하는 과정


교수들이 토론수업을 진행하는 까닭은 꼭 필요하다는 신념에서다. 구체적으로 토론수업이나 토론에 대한 교수들의 생각은 어떨까. 우리대학에서 논증과 추론을 지도하는 민찬홍 교수(정책대·정책)는 토론은 ‘유년기부터 습관이 되었어야 할 대화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 도입 시기부터 논증과 추론 영역에 주의를 기울여 온 민 교수. 민 교수는 “토론은 주장하면서 상대의 말을 논박하는 과정이고 이를 통해서 꾸준히 논리적인 사고와 반론방법들을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정책과학대학 교수 연구실에서 만난 민찬홍 교수(정책대·정책)는

그러나 우리가 직면하는 삶의 순간순간에서 토론의 중요성이 쉽게 와 닿지는 않는다. 과연 ‘어느 정도’로 중요한 걸까.“대학생들이 취업시장에 관심이 많죠. 취업시장에서 토론을 통해서 다방면으로 지원자를 검증합니다. 토론에서 나오는 인성, 팀원과의 조화능력, 그리고 번뜩이는 사고력 같은 것 말이죠. 이런 지원자에 대한 수요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입니다.”삼성을 제외하고 국민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 금융권과 현대자동차 그룹 하반기 공개채용에 집단토론 면접 등을 수 년 전부터 반영해 채용점수에 반영하고 있다. 기업이 공개채용에서 토론을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현대 사회에서 논리적 이해와 논리적 전달능력이 중요성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사회에 나가기 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대학생들이 토론을 해야 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사실 예전에는 대학생들끼리 토론을 할 수 밖에 없었죠. 정치적 상황이 상황이었으니까요. 소위 ‘학생운동’하는 학생들이 모여서 토론하고 공부하는 것도 몰래 대학들이 방해한 적이 있을 정도였어요. 하지만 요즘 대학생들은 토론을 해본 경험이 별로 없습니다. 생각을 할 틈도 없고요. 청년실업이나 구조적인 환경이 그렇죠. 이 때문에 수업에서라도 그런 토론주제를 던져줘야 합니다.” 이런 문제제기를 하면서 매 학기 수업마다 학생들과 1:1 토론연습을 하고 그것을 4번 이상 통과해야 한다는 민 교수. 그 과정 속에서 등장한 인재가 실무와 학습 자체에서 강한 역량을 발휘한다는 것이 민 교수의 생각이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토론이 된다


교수의 토론열도 학생들의 호응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 학생들은 토론수업을 어떻게 생각할까.

지난 3일 사이버대학에서 만난 '한양토론의 막을 올리다'(한토막) 회원 최준호 씨(정책대·정책4)와 손솔빈 씨(공과대·도시3). 토론수업이 늘어나야한다는 두 사람은 토론에 정답은 없지만 자신의 주장을 일관적으로 유지하는 점에서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br />

우리대학 토론학회 ‘한양, 토론의 막을 올리다’에서 2년 간 활동해왔다는 최준호 (정책대·정책4) 씨는 토론수업 확대에 동의하면서 토론의 장점에 대해 말했다. “토론을 통해서 고집을 버리게 됐어요. 토론 주제와 정리내용을 한참 들여다보면 말도 안 돼 보이던 주장도 옳을 수 있고, 진실이라고 믿어왔던 주장도 진실이 아닐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저희 학회에서는 토론을 하면 찬성과 반대를 임의로 정하기 때문에 원래 생각과 반대되는 의견을 주장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거든요. 토론수업에서 그런 상황에 처해보면 논리를 개발하기도 좋고 남을 이해하기도 좋은 것 같아요. ”


옆에서 함께 토론을 준비하던 손솔빈(공과대·도시3) 씨는 “논리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방법이나 생각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상적인 대화는 두서없이 사건과 사건을 뛰어 넘는 부분이 많죠. 대화와 대화가 끊기는 시점에서 새로운 화제로 넘어갈 때의 비약 같은거요. ‘밥 먹었냐?’에서 ‘어디 가느냐?’는 질문으로 뛰어넘는 그런 상황이죠. 토론이나 글쓰기에서는 그런 비약들이 용납되지 않는데 토론을 하면서 일관성을 지키면서 말하고 글 쓰는 법을 배우는 것 같습니다.”


한편 윤현진(경금대·경금3) 씨는 토론수업에 대한 거부감과 토론에 거리감이 생기는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사실 토론이 많이 중요하고 필요한지 잘 모르겠어요. 대학의 수업은 교과서에 있는 지식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정리하는 것도 어렵잖아요. 그런 상황에서 토론을 하게 될 경우, 무리하게 자신의 생각을 정당화하는 경우도 많이 봤던 것 같아요. 서로 논리적으로 반박하고 입장을 정당화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갈등이나 싸움들도 많았던 기억이 나요. 형식을 잘 갖추면 좋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아직 우리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이해하는 것 아닐까요?”


여전히 모자란 수업, 해법은


현재 우리대학을 비롯한 13개 서울 주요대학의 정식 교양 토론수업의 비중은 약 1%. 거의 전무한 상태다.심지어 정원은 50명이 넘는 대형강의다. 일반 수업에서도 토론보다는 강의, 발표, 그리고 과제의 성적 반영비중이 높고, 많은 수강 인원 탓에 제대로 된 토론 수업 자체도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대학에서 ‘논리와 비판적사고’, ‘철학과 정의로 읽는 민주주의’ 등 수업에서 토론식강의를 시도했던 이양수 겸임교수(인문대·철학)는 교양과목에 토론수업 증설과 정원 축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 확인하기 어렵지만 토론수업에서 학생들의 논리들을 자주 확인해봤어요. 토론을 하면서 글이 늘고, 글이 늘면서 문장력이나 언어구사력이 성장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학생들이 토론을 꺼려하는 분위기가 있을 수는 있습니다. 관성을 깨는 것이 쉽지 않으니까요. 그것은 교수진들이 토론을 성적에 반영해서 해결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또 학생들이 수업에서 토론을 하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좋은 비유를 생각해내던지 아니면 상대방의 모순을 지적하면서 조언을 구하고 노력하는 모습들을 목격했습니다. 결국 즐거워하기도 했고요.하지만 현재와 같은 토론수업비중이나 대형강의로는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학생들의 수요보다는 먼저 교양교과 단위에서 토론수업을 늘리고 그것을 통해서 평가할 필요가 있다는 것. 결국 토론수업 활성화를 위해서도 토론이 필요한 셈이다. 민찬홍 교수는 “교수-학생-학교 사이의 이해관계 조정과 학사행정시스템에 대한 토론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8년 촛불집회 당시의 100분토론, 2011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그리고 ‘tvN 대학생 토론배틀'을 비롯해서 사회 각층에서 토론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 작가 로맹롤랑의 “논쟁에는 상하도 신분도 연령도 성명도 없다”는 말, 학문의 전당인 캠퍼스에 가장 필요한 교육이 아닐까.

현대 사회에서 토론은 점점 활성화되고 있다. 왼쪽부터 MBC 100분토론, 하버드 대학의 '정의란 무엇인가?' 수업, 그리고 tvN '대학생 토론 배틀' 등은 토론에 대한 현황과 수요를 반영하고 있다.

정상운 학생기자
lovecool7@hanyang.ac.kr

http://www.hanyang.ac.kr/controller/weeklyView.jsp?file=/top_news/2014/091/cover.html

<인터넷한양, 2014년 9월 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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