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학과 교수님과 학생들이 정책학과에 대한 모든 것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시간을 가졌다. 커리큘럼과 수업 분위기 그리고 선후배 관계까지 정책학과에 대한 모든 궁금증을 속속들이 파헤쳐본다.
에디터 송유진 | 글 곽민해(학생기자) | 사진 최재인
정책학과 교수님은 깐깐하고 매정하다?
이호용 교수 정책학과만큼 교수와 학생이 가까운 학과는 없을 거예요. 교수 연구실의 문턱이 굉장히 낮은 편이죠. 학생들이 삼촌 만나러 오듯이 연구실에 와요. 학생들이 종종 그런 말을 해요. 다른 학과 친구 중에는 교수님을 어려워하는 이들이 많다고요. 정책학과는 달라요. 초임 교수가 많아서 학생들에게 남다른 애정을 쏟는 편입니다.
최원배 교수 강의를 듣는 학생들과 중간고사 전후로 면담을 해요. 학생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좋은 방법이죠. 자주는 아니지만 학생들과 술잔을 기울이는 날도 있어요. 2년 전에는 행원파크에서 와인 파티를 했고 매년 축제 때마다 정책학과 주점을 찾아가서 학생들과 어울립니다.
박준형(13·정책학과) 학생들이 교수님을 자주 찾아가요. 교수님께서도 학과 행사에 자주 참여하시는 편이고요. 새터에도 오셨고 엠티에도 찾아오셨어요. 특히 ‘정책인의 밤’은 교수님과 허물없이 함께할 수 있는 자리예요. 같이 술도 마시고 깊은 이야기도 나누죠. 여기서 민찬홍 교수님을 뵀던 게 기억에 남아요. 대학 시절 학교의 3대 천재로 불렸다고 들었는데 폭탄주를 마시고 계셨죠. 저희도 한 잔씩 얻어 먹었어요.
이유경(13·정책학과) 최원배 교수님께 감동한 적이 있어요. 고등학교도 아닌데 학생들 이름을 다 외우시더라고요. 교수님들이 학생들에게 신경을 많이 쓰시는 것 같아요. 우연히 마주치면 먼저 안부를 물어주시고 찾아가면 친절하게 상담해주세요. 다양한 길을 알려주시고 읽어볼 만한 책도 추천해주시고요. 교수님을 어려워하는 친구들이 있지만 중요한 건 학생의 의지라고 생각해요.
정책학과는 선배가 부족하다?
최원배 교수 정책대학은 법과대학을 이어받은 곳이에요. 법과대학 동문들이 발전기금을 모아 설립한 학과죠. 더군다나 멘토 프로그램은 정책학과만의 특징입니다. 관계나 법조계 등 사회의 리더를 초빙해 학생들과 연결해주죠. 강의 형태로 동문을 섭외하는 곳은 많아도 정책학과처럼 직접적으로 선후배를 연결하는 곳은 없을 거예요.
이재서(13·정책학과) 행정고시, 법조계, 언론 등으로 팀을 배정해요. 그리고 각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배들이 직접 우리의 멘토가 되어주죠. 저는 올해 행정고시에 합격한 선배를 멘토로 삼았어요. 결연식에서 처음 뵀는데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정말 좋았어요. 어떤 계열을 선택할지 고민이 많았는데 현실적으로 큰 도움이 됐습니다.
성석진(13·정책학과) 동아리는 정책학과 인맥의 중심지예요. 보통은 중앙 동아리에서 개별적으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책학과는 학과 내 동아리가 더욱 활발해요. 법대에서부터 이어진동아리가 많아서 법조계 선배들을 쉽게 만날 수 있어요. 로스쿨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라면 피드백이나 조언을 구하기가 쉽죠. 제가 한양대 정책학과를 선택한 이유도 선후배 사이가 돈독하다는 이야기 때문이었어요.
로스쿨이나 행정고시만을 위한 학과다?
이호용 교수 다양한 학문을 두루 배우기 때문에 진로 가능성이 굉장히 넓습니다. 그 점에서는 다른 학교 자율전공학부와 일치합니다. 공기업 취직이나 언론계 진출을 희망하는 학생도 많이 만났어요. 지난 학기 졸업생 중에는 유명 포털 사이트에 취직한 학생도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미디어에 관심이 많았는데 결국 자신의 적성을 살려 원하는 회사에 들어간 경우죠.
최원배 교수 다양한 학문을 가르치는 이유는 시대가 굉장히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입니다. 학교에서 배운 것들이 사회에 나가면 낡은 지식으로 취급받는 시대잖아요. 공학 계열마저도 그런 경향을 보이고 있죠. 그래서 새로운 환경에 처하더라도 능숙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게 중요해요. 지금은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때이므로 우리 대학은 비교적 빠르게 대안을 세웠다고 생각합니다.
김소희(13·정책학과) 저는 진로를 확실하게 정하지 못하고 입학했어요. 다양한 공부를 하면서 꿈을 찾고 싶었죠. 결과적으로 제 선택에 무척 만족합니다. 적성과 흥미도 모른 채 특정 학과에 들어갔다면 벌써 지쳤을 거예요. 여러 학문을 접한 덕분에 지루하지 않게 공부했죠. 학년이 올라갈수록 제가 원하는 분야에 집중할 수 있는 여유도 생겼고요. 이 글을 보는 수험생 중에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는 학생들도 많을 거예요. 다양한 학문을 접해보면 정말 큰 도움이 될 거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성석진(13·정책학과) ‘얕고 넓게 배우는 것 같다’며 불평하는 친구들도 있어요. 하지만 결코 얕은 수준은 아니에요. 정책학과의 커리큘럼은 학과 수업만으로도 취업할 수 있게끔 설계됐어요. 자기가 선택해서 들어온 학과라면 열심히 공부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기회가 많이 열려 있는 편이니까요. 다른 학과는 적성에 맞지 않으면 전공을 살리기가 힘들잖아요. 정책학과는 달라요. 학과를 믿고 꾸준하게 공부하면 어디든 길이 열릴 거라고 생각해요.
정책학과 커리큘럼에는 깊이가 없다?
최원배 교수 로스쿨이 들어서면서 많은 학교에 자율전공학부가 생겼어요. 하지만 이들 중 상당수가 후퇴하는 추세예요. 우리 학교는 자율전공학부 대신 정책학과를 세웠습니다. 타 대학의 유사 학과와 견주어보면 우리 학교 정책학과는 굉장히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차별점은 학과 설립 초기부터 전임교수를 채용했다는 것입니다. 덕분에 벤치마킹 대상이 될 정도로 성공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죠.
이호용 교수 전임교수를 뒀다는 사실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타 대학 유사 학과의 경우 겸임교수를 강단에 세우는 경우가 많아요. 정책학과만을 담당하는 교수 없이 기존의 법학과 교수, 행정학과 교수가 강의만 담당하는 거죠. 우리 학교 정책학과는 처음부터 전임교수를 채용했습니다. 커리큘럼을 완벽하게 정비한 것이죠.
박준형(13·정책학과) 다른 학과 학생에 비해 편하게 다양한 학문을 접할 수 있습니다. 다른 학과 수업을 어렵게 신청할 필요가 없는 거죠. 다양한 과목을 동시에 배우는 것이 개별 학문을 이해하는 데 훨씬 도움을 주는 것 같아요. 제가 법학만 전공했다면 법전과 판례를 외우는 공부밖에 하지 않았을 거예요. 하지만 경제와 역사를 함께 배우면서 법을 폭넓게 이해하게 됐어요. 역사는 법과 경제를 동시에 바꾸니까요. 덕분에 사고력도 깊어지는 것 같아요. 법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능력이죠.
성석진(13·정책학과) 학창 시절부터 로스쿨 진학을 꿈꿨어요. 그래서 법학 강의에만 관심을 가졌었죠. 하지만 정책학과에 입학하면서 다른 학문에도 흥미가 생겼어요. 특히 경제학을 배워두니 쓸모가 많더라고요. 요즘 경제학 지식을 필요로 하는 분야도 많고, 자격증을 준비할 때도 훨씬 수월해요. 공인회계사(CPA)의 경우 경제와 회계 강의를 반드시 들어야 하는데, 관련 전공이 아닌 이상 다른 학과 수업을 일부러 찾아 들어야 하잖아요. 정책학과의 경우 커리큘럼에 경제학이 들어 있기 때문에 1학년 때부터 자격 조건을 채울 수 있어요.
<사랑한대 Vol. 217 / 2014년 3-4월호>
<한양뉴스 2014년 3월 25일자>